최근 Google의 DORA(DevOps Research and Assessment) 팀에서 AI 역량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AI를 도입 후 높은 성과를 낸 조직들을 분석하고, 심층 인터뷰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조직들의 특성을 7가지로 정리한 것인데요.

(출처: Google Cloud Blog)

AI를 잘 도입하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는 조직들을 위해 제작된 가이드로, 우리 팀은 7가지 항목 중 어떤 부분을 잘 따르고 있고 어떤 부분에는 보완이 필요한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랍니다.

지난 글에서는 이 중에 조직의 정책과 관련된 3가지 항목을 살펴봤습니다. ‘명확하고 공유된 AI 활용 원칙’, ‘건강한 데이터 생태계’, ‘AI가 접근 가능한 내부 데이터’라는 환경이 AI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성과를 내는 데에 큰 영향을 준다는 내용이었죠.

이번에는 개발과 관련된 4가지 항목을 마저 살펴보겠습니다. 아마 공감하실 내용이 많을 거예요.


견고한 버전 관리 관행(Strong version control practices)

버전 관리 규칙을 통일화하고 팀에게 맞는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이미 중요한 역량입니다. 버전 관리 관행이 생성형 AI 등장 이후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AI가 너무 많은 코드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조직에 견고한 버전 관리 관행이 있다고 답할수록, AI 도입으로 성과가 증가했다고 답한 개발자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또한 같은 그룹(견고한 버전 관리 관행이 있다고 답한 개발자들의 조직) 내에서 커밋(Commit)과 롤백(Rollback)과 관련해서 재밌는 설문 결과가 더 있는데요.

  • 커밋 빈도 수가 많을수록 AI 덕분에 개발자 개인의 효율성이 증가했다고 답함
  • 버전 관리 툴의 롤백 기능 사용 빈도 수가 많을수록 AI 덕분에 팀의 성과가 향상되었다고 답함

커밋은 개발자가 작업한 단위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의 커밋 수와 개인의 효율성은 서로 관련되어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롤백 기능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최근 업데이트한 내역을 없는 것으로 하고 새롭게 자주 올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 관점에서 보면 프로젝트가 불안정하게 진행된다고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를 통한 코드 생성은 개발 속도를 대폭 향상시켜줬기 때문에, 그만큼 빠르게 롤백해서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면 된다는 새로운 개발 트렌드가 반영된 설문 결과로 보입니다. 견고한 버전 관리 관행이 개발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전망이 되어줄 수도 있을 테고요.

우리 팀에도 견고한 버전 관리 관행이 필요하다고 느끼셨다면, 아래 질문에 대해 고민해보세요.

  • 최소 단위로 커밋하고 있는가?
  • 커밋 메시지는 무엇이 왜 변경되었는지 명확하게 작성하고 있는가?
  • 팀에게 맞는 브랜치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가? (관련 아티클)
  • 지속적 통합(CI) 자동화를 구축했는가?

작은 단위로 작업하기(Working in small batches)

빠르게 테스트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관리가능한 작은 단위로 나눠서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AI 도입 및 활용에 큰 영향을 줍니다.

  1. 개발 시 커밋하는 대략적인 코드 라인 수
  2. 릴리즈/배포 1회에 포함되는 코드 변경 수
  3. 개발자가 작업 하나를 완료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위 질문에 대해 ‘커밋하는 코드 라인 수가 적고’, ‘배포에 포함되는 코드 변경 수가 적으며’, ‘작업 하나를 완료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적다’고 응답한 개발자들은 AI 도입으로 제품 개발 퍼포먼스가 증가하고 불필요한 마찰이 감소했다고도 답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작은 단위로 작업하는 조직일수록 개발자가 개인의 효율성은 약간 감소했다고 응답했다는 점입니다. 이건 위(4. 견고한 버전 관리 관행)에서 살펴본 AI 코드 생성 속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생성형 AI를 통해 이미 대량의 코드를 아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음에도 작은 단위로 쪼개서 작업해야 하는 환경에서 개발자는 개인적인 효율성이 감소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I 도입 후 작은 단위로 작업하는 것은 여전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품 개발 퍼포먼스 증가와 불필요한 마찰의 감소는 조직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긍정적인 신호이니까요.

만약 AI 툴을 도입한 상황에서 ‘작은 단위로 작업하기’를 보완하고 싶다면 아래 프로세스를 추천드립니다.

  1. ‘작은 단위’에 대해 정의하기 (AI 툴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음)
  2. AI 툴을 통해 작은 단위의 독립적인 작업 리스트 생성
  3. 한 번에 하나의 작업에 집중해 AI의 보조를 받으며 코드 개발
    • 작성한 코드에 대한 Unit Test 생성 포함
  4. 코드 작성과 테스트까지 완료되면 커밋 생성

사용자 중심 접근(User-centric focus)

개발 팀이 최종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하며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합니다.

  1. 팀이 사용자의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지
  2. 사용자 경험이 팀의 최우선순위인지
  3. 사용자에 집중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인지

위 질문에 개발자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정도가 높은 조직에서는 AI 도입 후 활용 시 팀의 성과가 증가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 중심 접근이 없는 조직의 경우 AI 도입이 팀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는 점인데요.

즉, AI를 도입해서 잘 활용하려면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가치를 창출하려는 팀의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빠른 속도를 내는 엔진을 달아도, 어디로 나아갈지 방향을 잡지 못하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고품질의 내부 플랫폼(Quality internal platforms)

내부 플랫폼은 조직이 사내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 특히 개발에 필요한 기능들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고품질의 내부 플랫폼이란 직원이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음을 말하죠.

개발자가 내부 플랫폼의 품질이 좋다고 응답한 조직에서는 AI 도입 후 조직 성과가 증가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조건에서 개발자들이 AI 도입 후 오히려 불필요한 마찰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이미 내부 플랫폼이 잘 갖춰져서 효율적으로 일하던 조직은 AI 도입 이후 생길 수 있는 작은 마찰도 더 크게 체감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이미 내부 플랫폼이 건재한 조직은 AI를 도입하고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지만, AI 도입으로 조직의 성과를 향상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내부 플랫폼의 품질에도 투자하게 될 것입니다.


마무리

DORA 팀의 AI 역량 모델은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계속해서 수정되고 개선될 것인데요.

실제로 DORA 팀이 오랫동안 연구한 DORA 메트릭도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내용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메트릭 분야가 변경되거나, 측정되는 수준이 4단계에서 3단계로 줄기도 했거든요. 이처럼 DORA AI 역량 모델도 진화해나갈 겁니다.

DORA AI 역량 모델은 우리 팀이 AI를 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인지 체크하기 좋은 지표입니다. DORA 팀이 수많은 인터뷰와 전문가 자문을 거친 끝에 선보인 모델이거든요. 그러니 AI 도입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Google DORA 팀의 업데이트 소식이 있다면 지금처럼 쉽게 풀어서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아티클에서 더 흥미롭고 유익한 주제를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