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 업계에서 AI Native라는 말이 즐겨 사용되고 있다. 회사 소개부터 채용 공고까지 다양한 곳에 등장하니 말이다.
나는 AI Native라는 단어를 처음 발견했을 때 ‘이렇게 표현을 하는구나’라고 별 생각 없이 지나갈… 뻔했다. 묘한 기시감이 나를 멈춰세우기 전까지는.
그 전에 Cloud Native가 있었다
DevOps가 한창 떠오르던 시절, 함께 인기를 얻던 키워드가 하나 있었다. 바로 Cloud Native이다. 전통적인 온프레미스 배포 환경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관점에서 배포 및 운영을 할 수 있느냐가 회사 기술력의 척도였던 때였다.
개발 환경과 배포 환경의 불일치를 최소화하는 컨테이너 기술, 여러 서버의 리소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알맞은 컨테이너를 배포해주는 Kubernetes 등이 모두 Cloud Native한 것들이었다. 그러니까, 정말 조직에 효율과 안정성을 줄 수 있는 개념인 것이다.

내가 백엔드 엔지니어에서 DevOps 엔지니어로 직무를 전환하던 때가 마침 국내에 Cloud Native 키워드가 퍼지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Cloud Native한 조직과 엔지니어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Cloud Native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이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제공되고 있었고, 온프레미스 서버가 없던 조직들은 자신의 앱을 클라우드 서버에 올려 서비스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Cloud Native가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한 것일까?
첫 번째로, 그저 기존의 앱을 클라우드 서버 위에 올리는 것만으로는 전통적인 배포 방식과 속도나 확장성 측면에서 큰 개선이 없었다. 배포를 온프레미스 환경에 하느냐, 외부 클라우드 업체의 서버에서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설계 단계부터 클라우드 관점에서 다시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Docker와 Kubernetes 등 클라우드 생태계 발전으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앱을 배포할 때의 안정성과 확장성이 증가되었다. 개발한 앱을 서버에 바로 실행시키는 기존 방식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배포할 때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지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미 IT 업계에 널리 인정되던 ‘빠르게 반복 출시(Agile)’ 방식이 Cloud Native와 잘 맞아떨어졌다. 개발한 앱을 서버 환경이나 종속성 걱정 없이 컨테이너로 쉽고 빠르게 배포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위와 같이 나름의 고민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Cloud Native를 찾는 이유는 조직의 안정성과 시장 우위를 원하기 때문 아닐까란 결론을 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 널리 사용되는 AI Native라는 키워드도 괜히 등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Native라는 단어에 친숙(Native)한 사람으로서 내 생각을 정리해보겠다.
왜 AI Native가 등장했을까?
일단 AI의 범위를 특정지어보자. AI는 크게 예측형과 생성형 모델로 나눌 수 있는데, 흔히 이야기하는 LLM 기반 생성형 AI 모델 기준으로 보겠다. 생성형 AI는 일반적인 기술과 달리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범용성 도구이므로, 그 중에서도 현재 IT 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코드 생성 기능을 중심으로 보겠다.
방금 서치를 해보니 LLM 기반 코드 생성 개념은 2021년 발표된 OpenAI Codex 이후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AI Native 개념이 지금처럼 널리 사용되기까지 5년이 채 안 걸렸다.
왜 AI Native란 단어가 이렇게 널리 사용되게 된 것일까? 나는 위에서 이야기한 Cloud Native 사례와 비슷한 흐름이라고 본다.
첫 번째로, 기존 개발 프로세스에 AI 보조 도구를 끼워넣는 것만으로는 작업 효율이 극적으로 향상되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 개발자가 AI 도구의 결과물을 검토하고 기존 시스템에 통합하는 과정에 인지 전환 비용이 추가된 격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발 프로세스 자체를 AI 친화적인 방향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AI 개발 생태계의 발전이다. AI 스스로 판단하는 에이전트, 그리고 AI가 외부(서버, 파일, 터미널)와 소통하는 MCP와 같은 기술이 등장하면서 AI 개발로 복잡한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AI Native가 애자일 방식과 잘 맞아떨어졌다. AI를 통해 제품을 더 빠르게 출시하고 더 빠르게 개선하는 방식이 가능해지면서 시장을 선점하거나 우위를 점하기 유리해진 것이다.
마무리
그렇다면 AI Native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 만약 Cloud Native와 비슷한 궤도를 따른다면 앞으로 조직에게 AI Native는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Cloud Native 트렌드가 IT 업계를 한 번 휩쓸고 지나갔다고 해서 조직의 개발 문화가 그 이전으로 돌아가진 않았다. 여전히 많은 조직이 당연하게 컨테이너 기술을 사용하고, Kubernetes나 클라우드 서비스로 앱을 배포한다. 이미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배포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것이다.
AI Native 트렌드도 마찬가지이지 아닐까?
Native란 단순히 기술 스택이 아니라 추구하는 문화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