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에게 자격증이 도움이 될까?’
개발자로 일하면서 최근 5년간 국내 공인 자격증부터 Linux 재단의 Cloud Native 자격증, AWS 클라우드 자격증까지 10종이 넘는 자격증을 땄지만 여전히 고민이 되는 질문 중 하나이다. 개개인의 상황과 경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개발자에게 자격증이 필요한가 궁금한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나의 경험들을 짚어보며 나에게 자격증이 어떤 영향을 줬는지 공유해보려 한다. 자격증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원하는 분야의 필수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시작점이 되었다
나는 비전공자로 개발 일을 시작했다. 개발자로 처음 입사한 당시에 전공 지식에 대한 갈증이 많아 소프트웨어 공학에 대한 책과 강의 영상을 열심히 보곤 했다. 개발자로서 필요한 지식을 쌓는 느낌은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있었다. 무언가 나에게 남는 결과물이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개발자 커리어에 있어 첫 자격증 도전이었다.
몇 번의 도전 끝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내가 다른 전공자들과 동일한 지식 베이스를 얻게 되었다고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래서 실망했냐고? 아니었다. 앞으로 개발자로 일할 때 필수로 알아야 할 분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로드맵을 얻은 기분이었다. 그전까지는 안개 속에서 손을 더듬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이 어떤 형태인지 알아가야 하는 느낌이었다면, 이젠 안개 너머의 그것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대략적으로 알게 된 느낌이었다. 여전히 손을 짚어가며 정확한 형태를 알아가야 했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Kubernetes에 대해 관심이 생길 무렵에도 자격증의 도움을 받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Kubernetes는 오픈소스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넓은 범위를 다루는 툴이었다. 이제 막 공부하려는 사람 입장에서 막막한 것도 당연했다.
그래서 Linux 재단의 CKA(Certified Kubernetes Administrator) 자격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 정보처리기사 취득의 경험을 되살려 Kubernetes 활용에 필요한 기본 지식의 출발점을 얻으려는 심산이었다. 당시 취득 가능한 Kubernetes 관련 자격증으로 CKAD(Certified Kubernetes Application Developer)도 있었지만, 개발보다는 관리 측면을 다루는 자격증이 좀 더 포괄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CKA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CKA를 취득하면서 Kubernetes의 방대한 범위를 효율적으로 정리해 체화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내가 더 관심이 가거나 공부가 필요한 세부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할 차례였다. 체계적인 로드맵 위에서 안정감을 가지면서 말이다.
새로운 도전의 발판이 되었다
CKA를 시작으로 다른 Kubernetes 자격증을 하나 둘 모아가기 시작했다. 개발자에 특화된 CKAD와 보안에 특화된 CKS(Certified Kubernetes Security Specialist)까지 취득하다보니 어느새 Kubernetes에 대해 조금 더 아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점점 실제 업무에서 Kubernetes를 활용하고 싶은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강의 제작에 도전하게 되었다.
Kubernetes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강의는 이미 많이 나온 상태였다. 그래서 당시에 깊게 파고들던 로그 모니터링을 접목시켰다. ELK(Elasticsearch, Logstash, Kibana) 기술 스택을 Kubernetes 클러스터에 배포해 로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강의를 제작했다.
(나의 첫 VOD 강의는 인프런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VOD 강의 제작은 생각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인프런 소속 MD분과 함께 커리큘럼을 구상하고, 교육 자료를 만들고 영상을 녹화해서 컨펌을 받는 등 복잡한 공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강의는 무사히 릴리즈되었고, 이후 인프런에서 주최하는 지식공유자 대상 행사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킹도 할 수 있었다. 나에게 자격증은 이런 새로운 도전의 발판이 되었다.
맺음말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어떤 효용이 있냐고 묻는다면 단정지어 답하기 어렵다. 관련 지식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 대신, 내가 자격증을 따보니 어땠는지를 공유하고 싶었다. 최근 5년 간 수많은 자격증에 도전하면서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싶었기도 했다.
나의 경험을 종합해서 정리하자면, 자격증은 필수 지식과 새로운 도전의 발판이 되어줬다. 자격증 취득으로 얻는 개인적인 경험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자격증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런 경험을 한 케이스도 있음을 참고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