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P(Model Context Protocol)는 AI 애플리케이션이 외부 시스템과 연결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그 덕에 Claude와 ChatGPT 같은 AI 애플리케이션이 데이터베이스, 파일, 웹 서비스 등의 데이터와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AI 에이전트를 공부한다면 한 번쯤 짚고 넘어갈 만한 기술이다.
MCP 공식 문서에서는 MCP를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USB-C 포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참 직관적인 비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MCP에 대해 알아보면 볼수록 OpenTelemetry가 떠올랐다.
OpenTelemetry는 AI와는 관련이 먼 옵저버빌리티 기술인데 MCP와 함께 연상된 이유는 무엇일까?
두 기술의 생태계 기여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OpenTelemetry가 해결하려던 문제
(출처: CNCF)
모니터링과 옵저버빌리티 시스템을 구현할 때 벤더 락인(Vendor Lock-in) 문제는 많은 개발자들의 골칫거리였다. 모니터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마다 사용하는 표준이 달랐기 때문에 솔루션을 한 번 선택하고 나면 나중에 다른 업체가 개발한 기능이 필요한 상황이더라도 갈아타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OpenTelemetry는 오픈소스로 등장한 옵저버빌리티 프레임워크다. 특정 옵저버빌리티 백엔드에 종속되지 않는 API와 SDK, 프로토콜 등을 제공한다. 그래서 애플리케이션을 특정 백엔드에 맞추지 않고도 다양한 옵저버빌리티 솔루션으로 관측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다.
OpenTelemetry가 해결하려 했던 또다른 문제는 옵저버빌리티의 표준 통합이었다. 로그, 메트릭, 트레이스는 본래 서로 다른 도구와 포맷으로 관리되었다. 그러다보니 실제 장애가 발생했을 때 각 관측 데이터를 연결지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3대 요소를 서로 연관지어 살펴볼 수 있도록 공통된 컨텍스트와 표준을 제공한 것이 바로 OpenTelemetry의 해결책이었다. 그 덕에 통합된 옵저버빌리티 활동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면, 특정 에러 로그에서 해당 에러가 발생한 시점의 트레이스를 바로 참조할 수 있으며 당시 서버의 메트릭 데이터도 확인 가능하다. 통합 규격의 또 다른 장점은 연동 방식에 대한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솔루션마다 제각각 다른 SDK와 라이브러리의 연동 방식을 별도로 익혀야 할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이렇다. OpenTelemetry는 통합된 표준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여 옵저버빌리티라는 문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옵저버빌리티 활동의 접근성을 높였다.
MCP의 접근법도 비슷하다
(출처: Model Context Protocol 공식 웹사이트)
MCP도 오픈소스로 개발된 표준이라는 점에서 OpenTelemetry와 닮아있다. 물론 두 기술이 해결하려는 문제 자체는 다르다. OpenTelemetry가 관측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을 표준화했다면, MCP는 AI 애플리케이션이 외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표준화한다.
MCP의 표준은 AI 에이전트가 외부 시스템에 접근해서 더욱 다양한 문제를 깊이 있게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면 받은 이메일을 분석 후 사용자 대신 답변 이메일을 보내거나, 로컬에 저장된 기존 아티클과 인터넷으로 서치한 최신 트렌드를 함께 분석해 새로운 아티클 주제를 제안하는 식이다.
MCP의 또다른 목적은 AI 애플리케이션 제작이나 에이전트 구성의 난이도를 낮추는 것이다. 외부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버마다 AI와 연동할 때 사용하는 규격이 다르면 개발 난이도가 높아지고 개발 소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버가 MCP를 지원한다면 개발자는 각각의 서비스마다 별도의 AI 연동 방식을 새로 구현하기보다는 MCP 중심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알아본 MCP의 목적을 두 가지로 정리하면 이렇다.
- AI 애플리케이션과 외부 시스템의 상호운용성 향상
- 통합 개발의 복잡성 감소 및 AI 생태계의 접근성 향상
아까 OpenTelemetry의 생태계 기여 방식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는가? 그렇다. 두 기술이 거의 동일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MCP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OpenTelemetry는 옵저버빌리티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2019년 등장한 이후 빠르게 성장했고, CNCF에서 Kubernetes 다음으로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MCP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OpenTelemetry가 그랬던 것처럼 생태계를 주도하는 기술로 거듭날까? 아니면 잠깐의 트렌드로 지나갈까?
난 AI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MCP가 AI 생태계에서 인기있는 키워드여서 그런 건 아니다. 2026년 6월 Nordic APIs의 아티클에 따르면, 주요 MCP 디렉터리에 등록된 공개 MCP 서버가 이미 2만 개를 넘었다고 한다. MCP가 공개된 지 2년 만의 통계인 것을 고려하면 정말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많은 조직에서 활발하게 MCP를 도입하고 있으니 AI 애플리케이션과 외부 시스템을 연결하는 중요한 표준 중 하나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결국 표준의 가치는 표준 그 자체보다 서로 다른 기술을 연결하고 관련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데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OpenTelemetry와 MCP는 동일한 기술이 아니다. 하지만 둘 다 파편화된 생태계 사이에 공통된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그 점에서 나는 MCP를 보며 OpenTelemetry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