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개발자라면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거기에 설득되어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이 바로 나다. 개발 지식을 내재화해서 업무에 더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약간의 고민 끝에 DevOps 관련 아티클을 발행하는 주간 뉴스레터를 시작했고, 어느새 3년째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나는 글쓰기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 이번 글을 쓰면서 지난 3년간의 경험을 돌아봤다. AI가 글도 대신 잘 써주는 시대이니 휴먼의 글쓰기는 더 이상 필요 없을까? 내 경험상 글쓰기는 여전히 쓰는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그랬다.


생각지 못한 기회를 얻었다

3년간 꾸준히 발행했던 주간 DevOps 뉴스레터 덕분에 뜻깊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뉴스레터로 수익을 얻었다는 설레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타겟 독자층을 세밀하게 설정한 탓에 다른 IT 뉴스레터보다 구독자 수가 많지도 않았고, 처음부터 수익을 노리고 운영한 뉴스레터도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기회는 꾸준히 발행한 글들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노출된 덕에 찾아왔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옵저버빌리티(Observability) 기술 컨퍼런스 진행 담당자로부터 발표 제안을 받은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내가 운영 중이던 뉴스레터는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놀라운 제안이었다. 그렇다면 왜 나에게 컨퍼런스 발표 제안이 온 걸까? 담당자분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답을 알 수 있었다. 3년 간 매주 DevOps에 대한 글을 발행한 것이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으로 인정돼 나에게 발표 세션 하나를 맡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컨퍼런스 발표 덕분에 다른 발표자들과의 깊은 네트워킹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뉴스레터 구독자 수도 더 많이 증가했다. 어쩌면 이로 인해 먼 훗날 또 다른 기회가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2025 WhaTap Observe Summit 컨퍼런스에서 진행한 발표)

정리하자면 꾸준한 글쓰기 덕분에 나를 더 널리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생각지 못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나에겐 컨퍼런스 발표였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강의나 협업, 출판 제안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 건 나만의 전문성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것이었다.


원하는 주제에 대해 꾸준히 쓸 수 있는 체력을 얻었다

매주 아티클을 발행하면서 느낀 글쓰기의 또다른 장점은 글을 쓸 때 필요한 체력이 늘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글을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기존 블로그나 뉴스레터로 발행하는 글을 쓰는 속도도 점점 더 빨라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글을 쓰다보면 평소에 쓰던 대주제가 아닌 새로운 글을 쓰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내가 그랬다. DevOps 전문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었지만 일반 독자들을 위한 교양 IT 에세이를 써보고 싶었다. 그동안 길러진 글쓰기 체력과 경험 덕분에 새로운 시리즈 연재에 더 빠르게 도전할 수 있었다.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에는 ‘밀리로드’라는 서비스가 있다. 밀리의서재 회원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글을 발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블로그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새로운 교양 IT 에세이 연재를 시작했다. 현재 3개월째 매주 한 편씩 에피소드를 발행하고 있다. 아마 내가 지난 3년간 주간 뉴스레터를 쓰지 않았더라면 새로운 환경에서 매주 한 편씩 내 글을 세상에 내보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내가 써보고 싶은 글을 큰 부담 없이 시리즈로 연재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글쓰기 체력과 경험이 생긴 덕분이다.

(밀리로드에서 ‘오늘도 IT를 번역합니다’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연재 중이다.)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써보는 것은 너무나 귀중한 경험이고 자기만족도 얻을 수 있는 일이다. 여기에 실질적인 성과를 함께 얻을 수도 있다. 약간의 동기부여를 위해 공유하자면, 내가 밀리로드에 올린 교양 에세이가 밀리의서재에서 진행 중이던 공모전에 우수상으로 선정되었다. 아마 그동안 내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내가 엄청난 필력의 소유자는 아니란 걸 잘 아실 것이다. (물론 더 잘 쓰려고 계속 노력 중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은 새로운 글쓰기에 쉽게 도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맺음말

이번 글에서는 개발자가 꾸준히 글을 쓸 때 어떤 이점이 있는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이야기해봤다. 글쓰기는 개발자에게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기술에 대해 자신의 언어로 직접 써내려가는 과정에서 그 기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내가 몇 년간 겪은 경험을 덧붙임으로써 글쓰기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혹시 개발자의 글쓰기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피드백 페이지 또는 이메일로 연락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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